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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간 시집 소개 <달의 알리바이> / 김춘남

좋은시& 시집

by 순한 잎 2018. 5. 7. 14: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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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춘남 선생님의 시집 <달의 알리바이> 책을 한 장 한 장

천천히 읽었다. 첫 동시집 <앗,앗,앗> 을 통해 시인의 간결하고도

기발한 동시세계를 맛보았지만 이번에 나온 첫시집을 보니

동시와는 또다른 시인의 면면이 느껴져 좋았다.

 

부산 사나이로 늘 과묵하면서도 듬직한 큰오라버니같은 느낌의

김춘남 선생님...몇 해전 협회 간사일을 함께하며 굳이 여러 말

나누지않아도 나는 그분의 의리와 때묻지 않은 아이다운 맑음.

그리고 성실하고 참 착한 분이라는 생각을 늘 했었다.

저자소개에 자신을 식물성 인간이라 했는데 아마도 뿌리와

줄기 잎이 온통 시로 향해있는 천성이 시인인 분이라 생각된다.

 

대구매일신문과 부산일보 신춘문예 2관왕 당선자라는 부러운 약력을

가진 시인임에도 그간 내신 책이 동시집 1권과 시집 1권인것을 보면

시인의 책출간이 얼마나 힘든 현실인지를 느낀다.

(도종환 장관께선 시인들에게 지원을 많이 해주시길 바란다.)

 

<달의 알리바이> 시집엔 오랜 날들을 통해 깊게 발효된 김춘남 시인의

좋은 시들이 많이 있어 맛나게 시집을 읽고 여러 생각을 하게 해준다.

아래 소개한 '새' 외에도 '눈물길' ,'쥐불놀이' '아버지' '풍수지리'

등을 인상깊게 읽었다.

이 시집을 계기로 김춘남 선생님께 더 좋은 일들이 많을 거라

생각하며 출간을 진심으로 축하드린다.

 

~~~~~~~

 

순간,

 

수십 마리의 새 떼가

일제히

가슴에서 빠져나와

어디론가 날아가버렸다.

 

어둠 속에서도 똑똑히 보이던

그 많은 새들

 

언제, 내 속에

그토록 많은 새가 살고 있었을까

그로 말미암아 두근거렸던 가슴일까.

 

어둠 속에 길이 숨고

빈 가슴으로 한없이 부는 바람

 

수많은 불씨들이 날아간 거기에는

별들이

안타까운 심정의 젖은 눈망울로

나를 내려다보고 있을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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