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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지하철 1호선과 김민기 님

영화&음악 이야기

by 순한 잎 2018. 10. 29. 18: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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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 25일

대학로 학전 블루 소극장에서 뮤지컬 <지하철 1호선 > 관람.

4천회 공연 후 그간 십년간 쉬었는데 다시 100회 공연이 이어진다고 한다.

IMF를 겪은 우리 사회의 소시민들의 애환이 담긴 일상적 삶을

지하철 1호선이라는 배경으로 꾸며나갔는데,

음악을 담당한 밴드는 무척 젊고 연주에 열정이 담겨있어 좋았다.

배우들도 연기 정말 잘하고 세 시간 가까이 되는 긴 공연이었지만

보는 내내 깨알같은 재미도 있었다.

이 가을, 좋은 공연 하나 보고 싶었던 데다, 사실 감수성 풍부해 보이는

김민기 님의 연출력이 궁금하여 본 공연이다.

워낙 유명한 작품이라 그런지 객석도 꽉차고 관객들 반응도 좋았다.

 

나도 80년대에는 연극 꽤나 보고 다녔는데

사실 연극보다는 음악이 있는 뮤지컬이 더 좋다.

뮤지컬은 음악때문에 덜 경직되어 좋다.

 

사실 김민기 님은 그의 유명한 노래들 외에 그가 어떤 분인지

늘 먼 곳에 베일에 쌓인 분처럼 느껴지기도 했다.

김민기 님의 아침이슬 노래는 어떤 말도 필요없는 영혼의 노래이고,

나는 특히 '친구'노래를 참 좋아한다.

대학 때 음악 동아리에서 다함께 기타치며 마지막 타임쯤

부르던 노래 <친구>.

그런데 수십년의 갭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우리아들이 어느날,

'친구' 노래를 듣고 넘 좋아서 충격 받았다는 말을 내게 했다.

좋은 음악은 역시 세대를 아우른다.

 

얼마전 jtbc 뉴스룸에서 손석희 앵커와 인터뷰했던 김민기 님이

무척 인상적이었는데 손앵커가 마지막 질문으로

'마지막으로 김민기는 어떤 사람입니까?' 라고 묻자

'그냥 함께 늙어가는 늙은이죠' 라고 했던 대답이

이상하게 오래 여운이 남았다.

김민기 님 다운 대답이랄까.

마치 톨스토이가 평생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 라는 질문을

품은채 살다가 어느 날 농부들과 대화하다가 농부가 '그냥 사는 거다'는

말을 하자 큰 감흥을 얻었던 것과 비슷한 느낌이랄까.

법륜 스님도 '풀처럼 토끼처럼 그냥 사는 거다' 라는 말씀을 하셨다.

어찌보면 단순함이 삶의 진리인듯 싶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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