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창작노트를 들추다보니, 꽤 오래 전, 무라카미 하루키의 책에서 읽었던 부분을 공책에 적어놓은 것이 있어
이곳에 옮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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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흔살이란 분수령을 넘음으로써 다시 말해서 한단계 더 나이을 먹음으로써 그 이전까지 불가능했던
일들이 가능하게 될 지도 모른다. 물론 그것은 멋진 일이다. 하지만 동시에 이렇게 생각했다.
새로운 것을 얻는 대신 그때까지 비교적 쉽게 할 수 있었던 일을 앞으로 할 수 없게 되어버리는 것은 아닐까.
아마도 나는 이제 더 이상 이런 종류의 소설을 쓰지 않을 것이다. (쓸 수 없을 것이다)
라고 할 만한 작품을 써놓고 싶었다.
내가 두려웠던 것은 어느 한 시기에 달성해야 할 무엇인가를 달성하지 않은 채로 세월을 헛되이
보내는 것이었다.
그렇다. 나는 어느 날 문득 긴 여행을 떠나고 싶어했던 것이다.
어느날 아침 눈을 뜨고 귀를 기울여 들어보니 어디선가 멀리서 북소리가 들려왔다.
나는 왠지 긴 여행을 떠나야만 할 것 같은 생각이 들었다.
유럽에서 지낸 삼 년 동안 두 권의 장편소설을 썼다.
<상실의 시대> , <댄스 댄스 댄스>
...........
* 꽤 오래전, 아마 20년 전쯤? 우연히 도서관에서 무라카미 하루키의 <먼북소리> 를
읽고 강한 자극을 받았었다. 매 결단의 순간에 과감하게 자신만의 결단을 내릴 수 있는 무라카미 하루키가
존경스럽다. 더구나 자국내의 문학상이랄지, 평론가들의 평론이랄지, 주변 의식 안하고
오로지 독자만을 생각하며 글쓰기를 하는 작가의 지존도 본받을만 하다.
때마다 결단을 내려야 하는 분수령이 있는데, 나는 지금 이 나이에 과연 어떤 글을 써야 하는지
고민이 많은 요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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