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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편모음집 <첨성대 안에서 나온 소녀> / 조희양

작가들의 책

by 순한 잎 2014. 7. 21. 1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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첨성대 안에서 나온 소녀

조희양 글/ 아평 출판사

 

 

출판사 서평

한국어의 결 따라 쓴 동화
조희양 창작 동화집 [첨성대 안에서 나온 소녀]


조희양은 2007년 창주아동문학상과 2008년 [부산일보] 신춘문예에 당선되어 문단에 나온 신예 작가이다. 그녀가 그동안 발표한 12편의 동화를 묶어서 첫 동화집을 펴냈다. 이 동화집에 수록된 작품들은 어린이들의 눈높이에 맞추어졌다. 작가는 대부분 어린이들의 일상생활에서 제재를 취할 뿐더러, 그들의 언어생활을 세심하게 관찰하여 대화문에 차용한다. 이러한 노력들이 모여 탄생한 빛나는 동화가 어린이를 찾아간다.
조희양의 첫 동화집이 지닌 의의는 언어의 차원에 있다고 본다. 작가는 표준어와 사투리를 적절히 나누어 사용하면서 동화적 효과를 노리고 있다. 그 노력이 가상한 것은 요새 잘 팔리는 동화책들이 한국어에 대한 고민을 보여주지 않는 점과 견주어볼 때 더욱 도드라진다. 이러한 패기는 앞으로 나아가면서 더 견고하게 단련될 무적의 무기이다.

작가의 말

집 짓는 기술 없이도 나만의 특별한 집을 지을 수 있는 동화 세상


나는 전기도 안 들어오고, 버스도 안 다니는 첩첩 산골에서 자랐어.
학교 갔다 오면 동네 아이들과 노는 게 일이었단다. 소꿉놀이, 오징어육군, 비석치기, 술래잡기 등등 놀아도 놀아도 또 놀고 싶었어.
그런데 내겐 신나게 뛰어노는 일 말고 또 해야 할 일이 있었어. 들에서 캄캄할 때까지 일하시는 엄마를 대신해서 내가 저녁밥을 지어야 하는데, 놀다가 잊어버리는 거야.
맨날 해가 지고 나서야 깜짝 놀라서는 집으로 막 달렸어. 된장찌개 냄새 가득한 마당에 들어서면 환한 부엌에서 엄마는 저녁밥을 준비하고 계셨지. 내가 온 것을 눈치챈 화난 엄마는 부엌 빗자루를 휘두르며 뛰어나와 나를 쫓아내셨어.
쫓겨난 나는 대문 밖 담벼락 아래 쭈그리고 앉아서 밤하늘의 별을 올려다봤어. 반짝반짝, 까만 하늘의 별들이 내게 말하는 거야.?
또 쫓겨났어?
고개를 끄덕인 나는 웅크리고 앉아서 한 편의 동화를 상상하기 시작해.
노는 것만큼 동화책 읽고 상상하기를 좋아했는데, 쫓겨났을 때 상상하는 동화 내용은 이랬어. 주인공은 당연히 '나'지. 근데 슬픈 출생의 비밀을 갖고 있는 거야. 나는 서울 큰 부잣집 딸이었지만 말 못할 사정으로 이곳 가난한 시골집에 맡겨졌고, 그런 사실을 모르는 나는 갖은 고생을 해. 꿈에도 날 잊지 못하고 눈물로 보내던 우아하고 세련된 서울 엄마는 드디어 검은색 큰 승용차를 타고 날 찾으러 와. 마음은 아프지만 함께 살던 시골 가족과 헤어지면서 그동안 나를 키워 준 보답으로 시골 엄마한테 돈을 한 자루 드리는 거야. 시골 엄마는 그동안 나를 구박한 걸 사과하시고, 나는 괜찮다고 울먹이며 손을 흔들고 떠나는 거지.
여기까지 상상하고 나면 난 헤어지는 게 너무 슬퍼서 훌쩍훌쩍 울었어. 오므린 무릎에 얼굴을 묻고서 말이야. 발에 쥐가 나서 꼼지락거리기 시작할 즈음, 밥 먹으러 들어오라는 아버지의 낮고도 반가운 목소리가 들려. 입을 쑥 내민 채 들어가서는 엄마가 따로 챙겨 놓은 따뜻한 저녁밥을 맛있게 먹었지.
이렇게, 내게 동화는 캄캄한 밤도 무섭지 않게 하고, 쫓겨난 설움도 잊게 하는 안전하고 포근한 집이었어. 공부하고 놀다 보면 금세 잊어버리는 집이지만, 언제나 새 집을 몇 채씩 지어도 되는.
여기 색연필 열두 자루 같은 알록달록한 동화가 있단다.
어때, 친구들도 얼른 동화 속으로 들어가 나만의 멋지고 특별한 집을 지어 보고 싶지 않니?

노는 것만큼 동화가 재미있는 조희양

 

목차

작가의 말
누가 훔쳤지
미소의 일기
거북이들의 스티커왕 도전기
엄마가 여행 간 사이
노을꽃이 피는 놀이터
우리는 쌈총사
드디어 엄마를 찾았다아!
송편이 자꾸 터져요
용돈할머니
방법이 없는 건 아니야
초록아이
첨성대 안에서 나온 소녀
이 동화책을 읽는 어린이들에게_최명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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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의 동화 작가 조희양 선생님의 첫 동화집, <첨성대 안에서 나온 소녀>가 나왔네요.

이 책은 12편의 단편 모음집으로 대부분 아이들의 일상에서 소재를 얻어

쓴 동화입니다.

표제작인 '첨성대 안에서 나온 소녀'는 맨 마지막에 실려있는데,

첨성대를 매개로 주인공이 신라시대 소녀와 만나는 이야기입니다.

사막으로 별자리 여행을 떠나고 싶어하는 주인공은, 문화재 일을 하시는

아버지가 다치는 바람에 여행을 떠나지 못해 속상해합니다.

우주천문학자가 꿈인 주인공은 늘 첨성대를 바라보면서 꿈을 키우는데

예령이라는 신라시대 아이를 만나 첨성대를 건축하던 당시의 모습을 엿보면서

다친 아버지의 입장을 이해하게 되는 이야기입니다. 

머리말에 적인 조희양 선생님의 어린 시절을 엿보니 은근히 개구쟁이였을 것 같아

빙그레 웃음이 나네요.

첫동화집이니 얼마나 기쁠까요? 듬뿍 축하를 드리고,

이 책이 아이들에게 널리 읽혀지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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