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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싹문학. 봄호. <화제의 신간-바느질하는 아이>

김경옥작가 동화·책 서평

by 순한 잎 2012. 4. 3. 1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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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편동화 <바느질하는 아이>가 

새싹문학. 봄호 (119호)에 '화제의 신간' 으로 소개되었습니다.

귀한 지면에 서평을 실어주시고 화제의 책으로 선정해주셔서 감사드립니다.

 

                                  남자가 바느질하면 안되나요?

                               김경옥 장편동화 <바느질하는 아이>

 

                                                                                                        글. 백승자

 

김경옥의 장편동화 <바느질하는 아이> (파랑새)가 출간되었다.

제목만 봐서는 당연히 여자 아이의 이야기일 것으로 짐작하기 쉽지만 주인공은 뜻밖에 남자 아이다.

열세 살 소년 상훈이. 곱상한 외모에 다소곳한 성격을 지닌 상훈이는 또래의 남자 아이들과는 좀 다른 성향을 지녔다.

땀 흘려 뛰놀거나 컴퓨터 게임 대신, 여자 아이들과 더 잘 어울리고 바느질을 좋아해 헝겊으로 인형 옷을 만들기도 한다. 그런 상훈이를 이해 못하는 친구들은 수시로 상훈이를 따돌리고 괴롭힌다.

아빠도 상훈이를 남들처럼 남자답게 만들고 싶은 욕심에 심하게 다그치기도 한다.

상훈이를 억지로 해병대캠프에 보낼 만큼아빠의 걱정이 큰 것이다.

'남자답고 여자답다는 게 뭘까? 친구들처럼 몸에 털도 안 나고 변성기도 오지 않으면... 이러다 내가 여자가 되는 건 아닐까?'

상훈이 역시 가끔씩 혼란에 빠질 때가 있다.

여러가지 갈등 속에 재영이라는 여자 아이에게서 작은 위안을 얻는다.

씩씩하고 당찬 재영이 역시 상훈이처럼 여자와 남자라는 편견의 틀을 깨기 위해 싸우는 아이였다.

어느 한 곳 여자다운 구석이 없는 재영이는 어찌나 당당한지, 오히려 여자 같이 보이지 않으려고 애쓰는 것처럼 보일 정도였다.

또 하나 , 상훈이는 아빠도 자신과 똑같은 이유로 힘든 소년기를 보냈었고 그런 자신을 바꾸기 위해 노력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상훈이한테 아빠가 그동안 자신에게 보여준 진심을 이해하는 계기인 것이다.

'여자'와 '남자'라는 성별의 굴레, 틀린 게 아니라 서로 다르다는 것. 상훈이는 비로소 자아를 찾고 , 사랑하고,  지켜서 올곧게 꿈을 이루어나갈 용기를 얻는다.

간혹 주변에서 여자 같은 남자 아이를 본다. 여자답지 못한 여자 아이도 물론 많은 세상이다.

성에 대한 세상의 편견과 맞서 고군분투하는 한 아이의 실감나는 이야기...

이런 동화가 꼭 필요한 시점이겠다 싶어 반갑게 읽을 수 있었다.

책을 다 읽고 나서 상훈이 마음을 빌어 당당히 외쳐주고 싶었다.

<그래요, 나는 여자 같은 남자 아이입니다. 남자 같은 여자 아이도 많은 세상이잖아요! 우리는 나름대로 개성을 살려

멋진 꿈을 펼쳐 나갈 거예요. 꼭 지켜봐 주세요!>

                                                                                             새싹문학. 봄호. (제 119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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