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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책) 바느질하는 아이 /부산일보

김경옥작가 동화·책 서평

by 순한 잎 2012. 1. 1. 13: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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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깐읽기] "아빠, 저를 믿고 지켜봐 주세요"
바느질하는 아이 / 김경옥

 

<부산일보> 2011. 12. 31.

"사내놈이 계집애처럼" 아빠에게 이 말을 들을 때마다 상훈이는 온몸이 꽁꽁 묶이는 느낌이다. 상훈이의 꿈은 옷 만드는 사람이 되는 것. 해병대 출신 아빠의 눈에 그런 아들이 곱게 보일 리가 없다. 학교에서도 마찬가지다. '트루맨 삼총사'를 자처하는 백호 무리는 늘 상훈이를 '앙드레 빵샹'이라고 놀린다. '남자답다는 게 왜 그렇게 중요하지. 나는 나일 뿐인데.' 상훈의 마음을 아는지 모르는지 아빠는 해병대 캠프까지 가라고 한다.

'바느질하는 아이'는 남자·여자라는 성의 굴레에 갇혀 자신을 찾지 못하고 방황하는 아이들의 이야기다. '꽃 같은 남자'면 어떻고 '잔 다르크 같은 여자'면 어떤가. 중요한 것은 자신의 자리를 지키며 자신을 다듬고 빛내는 일이다. 사실 아빠도 꽃을 좋아하는 아이였다. 다만, 아들과 달리 자신의 성향과 반대로 가려고 했을 뿐이다. 바느질 솜씨가 뛰어난 상훈은 예쁜 인형 드레스를 만든다. 그리고 말한다. "아빠 저를 믿고 지켜봐 주세요." 초등 고학년용. 김경옥 글·유명희 그림/파랑새/152쪽/9천500원.

 

오금아 기자 chri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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