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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시한 것들의 아름다움

이슈&사는 이야기

by 순한 잎 2008. 10. 21. 18: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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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기도 광주 남종면에 있는 종여울 펜션에 머물다 왔다.

               아름다운 가을의 자연 풍광 속에서 사소한 것의 아름다움을 찾아 보았다.

           

 

 

                 문패 

 

               소유에 대한 욕망은 자기 집에 기어코 이름 석자를 써넣길 희망한다.

               하루 빌려 머무는 집이지만 나는 처음으로 내이름 석 자가 들어간 집을 발견하고 반가웠다. 

              빨간 우체통 안에는 누군가에게서 온 편지가 들어 있을 것만 같아 설렘을 안겨준다.

              

 

 

             벌들의 집.

             벌들은 하루의 신성한 노동에 대한 소득을 안고 이 집으로 돌아온다.

             고단함도 잊은 채 하루의 소득에 감사할 것이다. 

 

 

 

안이 텅 빈 허수아비.

텅 빈 충만함이 있기에 허수아비는 웃을 수 있는 것이다.

 

 

전혀 시시하지 않은 남한강 자락의 모습.

 

 

 

                   항아리의 넉넉함.

                  오랜 세월을 품을 수 있기에 항아리는 엄마이고 외할머니이다.

                              

 

가마솥과 아궁이

아궁이 너처럼 주고도 따뜻할 수 있다면

  아궁이 너처럼 다 주고도 행복할 수 있다면.

-한명순 님의 시, <아궁이 너처럼> 중에서

가마솥 안에는 가족의 온정과 행복이 숨어있다.

 

 

맑은 소리를 낼 줄 아는 법을 지나가는 바람에게 배운 '풍경'

 

 

                                                      맑은 가난은 우리에게 마음의 평안을 가져다주고 올바른 정신을 지니게 한다.

                                                        -법정 스님의 글 중에서-

                  

 

                                              마당 뒤꼍에서 주운 은행.

                                              은행은 왜 지독한 냄새를 풍기는 걸까? 분명 이유가 있을 것인데

                                             나는 아직 그 이유를 알아내지 못했다.                                 

         

 

석류

'석류는 껍질 안에 부서진 붉은 구슬을 싸고 있구나.'

오죽헌의 신동 율곡은 석류에 대해 묻는 외할머니의 질문에 대해 위와 같이 한시로 대답했다 한다.

 

                                             숨길 수 없을 정도로 네 마음은 붉게 물들었구나.

                                              

 오가피 열매

 

내가 머물던 펜션과 한동네에 있던 아름다운 초가집

 주인이 누군지 궁금하던 차에 주인을 만나 집구경을 할 수 있었다.

 

꾸미지 않은 듯, 꾸민 듯.

주인은 분명 꾸몄을진대, 수수한 들꽃은 앞마당에서도 자연스런 아름다움을 선사한다.

  

 일 년에 한 번 지붕의 이엉을 바꾼단다.

 

 

곶감은 가을바람과 가을햇볕과 뭉게구름과 날마다 친구한다.

그래서 제 몸이 여위어가도 외롭지 않다.  

 

 흰둥아, 너 내 옷에 똥 묻혔지.

 

 신라시대 때 어느 화가는 아름다운 부인과 행복하게 살고 있었다.

고을 원님이 이 아름다운 부인을 강제로 끌고 가려했으나 부인이 거부하자

누명을 씌어 감옥에 가두었다. 화가는 아내를 기다리다 지쳐 쇠약해졌고

어느 날 아내 얼굴을 그려 감옥 담 밑에 묻고 그도 죽고 말았다.

그 자리에 나팔꽃이 피어나  아내를 만나려는 듯 감옥 창살을 감고 올라갔다는 슬픈 전설의 꽃. 

 

새벽 산책 길에 만난 토끼.

이슬 맺힌 작은 풀잎을 아침 식사로 맛있게 먹고 있는 토끼의 모습이 어찌나 예쁘던지.

예쁜 것만 먹고 살아 예쁜 토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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