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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이처럼 사소한 것들

즐거운 책읽기

by 순한 잎 2024. 11. 27. 00: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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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처럼 사소한 것들> Small things like these



작가- 클레어 키건/다산책방

짧은 소설책 한 권이 이처럼 큰 감동과 기쁨을 주다니!
이 작품은 결코 서사가 크거나 대단치 않다.
눈의 결정체처럼 아주 섬세하게, 그리고 아름답게 녹아내리며 반짝인다. 그래서 따스하다.
평범하고 나약한 한 인간이 그저 사소한 일상 속에서
누리고 싶어하는 그 행복과 안락함이, 어쩌다 알게 된  불편한 진실을 지나칠 수 없어, 내면의 갈등을 일으키게 되고,  너무나 연약하고 소시민적인 우리들은 때로는 눈에 거슬리고 마음이 쓰이는 불편한 사건에 대해,  눈 질끈 감고 지나쳐버리면 일상의 소소한 안락함이 보장됨에도 불구하고, 결국은 인간이기에,  작은 가시처럼 내마음을 계속 찔러대는 그 불편한 진실에 대해  마침내 용기내어 고통의 길에 자신을 던지고야 마는 인간적인 모습과
내면의 갈등을 보여주는 아주 치밀한 소설이다.

작가는 하나하나 정교하게 깔아놓았지만
결코 길게 말하지 않는다.
문장 하나하나마다 숨겨놓은 더 많은 것들을 알아채야 하는 건 독자의 몫이다.  
이 소설이 아름다운 건 역시 주인공 펄롱이 자신의 딸들의 안락한 미래를 위한 가장 인간다운 선택을 제껴둔 채, 가시밭길에 기꺼이 몸을 던져 결국 가장 인간적인 선택을 한 결론 부분일 것이다.
그것은 결국 자신을 낳았던 어머니를 구하는 일이고
자신의 다섯 딸들을 구하는 일인 것임을 깨달은 것이다.
그래서 읽고 났을때 따스함과 기쁨에 반짝! 눈물이 고이고야 만다.

<내용 소개 >
1980년대 아일랜드의 작은 마을을 배경으로
펄롱이라는 석탄상의 이야기를 중심으로 펼쳐진다. 크리스마스 시즌 동안, 펄롱은 일상에서 작지만 중요한 순간들을 경험하며, 마을 수녀원의 비밀을 우연히 발견하게 된다.

이 소설은 사소한 일상 속에서 행복과 안락을 느끼는 주인공 펄롱이 결국 지나칠 수 없는 상황을 맞딱뜨리면서  개인의 양심과 도덕성이 시험받는 상황을 맞이하며, 작은 선택과 행동이 어떻게 큰 변화를 가져올 수 있는지를 보여준다.

또 18세기부터 20세기까지 아일랜드 정부의 협조하에 카톨릭 수녀원이 운영하며 불법적인 잔혹행위를 저질렀던, 실제 존재했던 아일랜드의  '막달레나 세탁소'와 '모자 보호소' 와 관련된 사회적 문제를 다루며, 인간성과 연민에 대한 감동적인 이야기를 다뤘다.

이 작품은 오웰상을 수상하고 2022년 부커상 최종 후보에 오르는 등 문학계의 큰 주목을 받았으며
현재 아일랜드에서 영화 제작중이라고 한다.



책을 다 덮고 나서 뒷부분 번역가의 말에서  
클레어 키건이 번역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담은 긴 메일을 보내온 것을 밝혔는데 읽어보면 매우 의미심장하다.

클레어키건은 소설가 존 맥가헌의 말을 빌려
' 좋은 글은 전부 암시이고 나쁜 글은 전부 진술이다' 라고 말하면서  '도입 부분이 전체 서사의 일부로 느껴지고 여기서 느낀 감정이 뒤에 이어질 내용의 특징을 잘 말해줘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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