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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펌)인성교육 /다산초 교장 박윤규 /내일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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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순한 잎 2015. 12. 10. 2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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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성을 알아야 인성 교육을 한다

 

 

올 7월부터 교육부에서 <인성교육진흥법>을 시행한다고 확정 발표했다. 학교 폭력이 만연하고 학생들이 스스로 목숨을 끊는 일이 이어지자 특단의 조치로 결정한 일이었다. 그 내용은 인성교육 교사 양성과 배치 토론식 교육 등이 있지만, 이는 준비 되지 않은 미흡한 공상적 구상일 뿐이다. 좀 더 구체적인 것으로는 인성교육 평가제와 상급학교로 진학시 5일간(이건 몇 시간을 뜻하는지?) 인성 교육이 있다. 이런 발표가 있자 인성교육을 빙자하여 정부의 시책을 옹호하고 학생들을 틀에 맞춰 교육시키려는 의도가 아니냐는 비판이 제기되고, 사람의 인성마저 점수화하려고 하느냐, 이러다가 인성교육 학원이 또 생기는 거 아니냐는 볼멘소리도 높다. 교육은 100년 대계라 하였는데, 무슨 일이 생기면 그 근원을 파악하지 않고 그저 땜질식 처방을 하니 실로 암담하다. 나는 그런 정책 입안자들에게 이렇게 묻고 싶다. 인성이 무슨 뜻인지 알고나 있느냐고?

 

인성을 요약 정리 한다면
사람은 세 가지 성정으로 구성되어 있다. 생명의 근원인 영성(靈性)과 생명의 외피인 체성(體性), 그 사이에 인성(人性)이 자리잡고 있다. 영성은 동양학에서 리(理)라 하는데 그 본질이 빛이고, 체성은 그 본질이 물질 자연이다. 인성의 본질은 기(氣)로서 영성과 체성을 연결하여 사람을 살아 있게 하고, 활동하게 한다. 그러므로 기가 끊어지면 몸과 영이 분리되어 죽음을 맞이하고, 몸은 자연으로 돌아가고 영은 하늘로 돌아가는 것이다. 현상계 사람의 실체로서 생활을 좌우하는 것은 인성이다. 이 인성은 영성이나 체성보다 복잡하다. 그래서 인성의 개념을 정립하기도 그것을 교육하기도 어려운 것이다. 그 복잡한 것을 요결하면 인성은 지식과 감정, 경험이 만들어내는 의지 복합체라고 할 수 있다. 그것이 바로 자아이며 정체성이다.

 

인성 교육을 위한 접근 방법
오늘날 교육에서는 지식과 경험을 주로 가르치고 익힌다. 학교나 사회 교육의 전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다행히 우리 사회는 다양하고 수준 높은 교육과 경험을 제공한다. 그러나 정작 사람은 판단하고 행동할 때 배운 대로 하기보다는 감정에 따라 좌우되기 십상이다. 남을 괴롭히거나 나쁜 짓을 하면 안 된다는 걸 잘 알지만, 자기 욕심과 감정에 따르는 것이다. 하지만 우리는 그 감정에 대해 제대로 교육받을 기회가 없다는 데 난관이 있다. 그렇다면 감정의 정체를 안다면 보다 인성 교육에 가까이 접근할 수 있지 않을까. 감정이란 바로 칠정이니, 喜(기쁨), 怒(분노), 哀(슬픔), 懼(두려움), 愛(사랑, 집착), 惡(미움), 慾(욕심)으로 대략 설정된다. 이 감정들이 섞이고 부딪치면서 또 다른 미묘한 감정을 만들지만, 대체로 이렇게 정리된다. 이 복잡한 감정들을 어떻게 조화롭게 교육하고 발전시키고 풍부하게 할 것인가? 그 답은 사람 속에 있다. 앞에서 간략하게 정의했듯이 인성은 영성과 체성 사이에 있다. 이 셋이 삼위일체로 존재하는 것이 사람이다. 이 셋의 관계가 건강하면 인성도 건강하게 된다. 체성인 몸이 건강하고 근원의 생명인 영이 건강하면 자연히 인성이 건강해지는 것이다.

 

체성을 키우기 위한 방법
체성의 건강은 자연에 달려 있다. 자연적인 것을 먹고 자연 활동을 많이 하면 건강하게 된다. 오늘날 자연을 멀리 하고 인스턴트를 즐겨 먹으며 답답한 콘크리트 공간에서 오래 머무니 우선 몸이 건강하지 못해 인성이 삐뚤어진다. 자연은 자유롭다. 그러므로 학생들에게 보다 자유로운 몸과 의식과 먹을거리는 보장해 줄 필요가 있다. 현대 도시사회에서 그것을 확보하긴 어렵지만 최대한 자연적 생활에 가까워지도록 노력해야 한다.

 

영성을 키우기 위한 방법
인성 본연의 감정 교육은 예술 활동이 담당한다. 일부 특기생만이 아니라 일상 수업에서 연극과 미술과 음악 활동을 자연과 어우러져 하면 효과가 탁월하다. 그러나 현재 우리의 교육은 예술 교육은 등한시하고 지식 정보 교육이 압도적으로 많은 실정이다. 지식은 영성과 배치되어 영으로 통하는 길을 어둡게 한다. 예술은 영성과 인성을 이어주는 통로이다. 대다수의 예술가들이 뛰어난 영성을 보이는 것이 그 증좌이다.
영성의 개발은 수양이다. 수양이란 지식을 쌓는 일이 아니다. 마음을 밝히는 일이다. 영성의 본질이 빛이기 때문이다. 자연에서 태양빛 별빛 달빛을 자주 누리고, 선행과 봉사, 명상과 종교 생활 등이 도움이 된다. 그리고 영성의 발달에는 절대적으로 사랑이 필요하다. 영의 양식은 사랑이기 때문이다. 사랑을 가르치는 첫 번째 학교는 가정이다. 가장 가까운 부모 자식간의 진실한 사랑에서부터 교육이 이루어져야 한다. 여기서 효(孝)가 나온다. 거기서 인간 됨이 출발하므로 효는 만행의 근본이라고 했던 것이다. 이렇게 한다면 인성이 저절로 맑고 향기롭게 닦인다. 마부가 어질면 말이 어질게 되듯이, 영성이 밝아지면 인성이 자연히 따라오기 때문이다. 이것은 특별히 새로운 이론이 아니다. 이미 안목 있는 분은 눈치챘겠지만, 성리학의 이기론(理氣論)과 사단칠정론(四端七情論)을 보다 쉽게 현대적으로 설명한 것뿐이다.

인성은 자연과 예술과 적절한 지식과 사랑의 조화로 이루어지는 인간 고유의 고귀한 결정체다. 그 근원은 빛이며 영성과 합일된 인성이 겉으로 드러날 때도 빛으로 표현된다. 인류사에 빛이 된 성자들과 깨달음을 얻는 성현들의 상이 빛인 아우라를 동반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박윤규 다산초급중 교장
문의 031-947-77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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