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 젖꼭지
신현득
아버지 가슴에 까만 젖꼭지
엄마가 될 수 있는 흔적이다.
그런데, 아버지는
왜 젖을 주지 않는가?
더 많은 사람 젖 주기 위해
한 아기에게는 젖 주지 않는다.
아침에 나가서 아버지는
종일 흙과 같이 산다.
기계를 쓰다듬어 엔진을 건다.
땀에 젖은 까만 젖꼭지.
더러는 석탄 갱구에서
석탄을 보듬고
더러는 바다에서
바다를 달랜다.
지친, 해질 무렵에
아버지 두 손 위에 놓이는 건
물고기 몇 마리일 수도 있다.
몇 푼 동전일 수도 있다.
흙이 놓아주는
몇 개 과일일 수도 있다.
우리 식구들에게 고루 나누어질것
이것을 들고 아버지가
저녁에 돌아와
작업복을 벗으면
아버지 가슴에 두 개 젖꼭지.
그때서야 안다,
어째서 아버지는
엄마가 될 수 없는가를.
-1987, 동시집 <아버지 젖꼭지>
<아동문학세상> 2013, 가을호에 수록된 시입니다.
문삼석 동시집 /수수께끼로 동시 쓰기365 (0) | 2016.07.27 |
---|---|
마지막 가족 사진 /최영재/ 지경사 (0) | 2016.06.18 |
동시집 <뻐꾹리의 아이들/ 손동연> (0) | 2013.02.16 |
정두리 동시집 <꿀맛> /정두리 /처음주니어 (0) | 2013.01.21 |
[스크랩] [서덕출]봄 편지 (0) | 2012.03.1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