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화)
새 봄엔 시를 쓸 거야
김경옥
“다람아, 우리 소풍 가자.”
통통이가 겨우 입을 열었습니다. 통통이는 짙은 밤색 줄무늬가 있는 눈이 부리부리한 다람쥐입니다. 겉모습만 보면 숫기가 좋을 것 같지만 사실은 부끄럼쟁이입니다.
“지금 나에게 데이트 신청하는 거니?”
다람이는 일부러 더 새초롬한 표정을 지었습니다. 앙증맞은 입은 일부러 삐죽 내밀었습니다. 이렇게 하면 통통이가 자신에게 더 매력을 느낀다고 생각했습니다.
“응. 너한테 보여줄 멋진 곳을 발견했어. 도토리가 많이 떨어져서 실컷 먹을 수 있고 붉은… 암튼 무척 멋진 곳이야.”
통통이는 붉은 노을이 비치는 곳이라는 이야기를 하려다 말았습니다. 그것은 선물처럼 숨겨두고 싶었기 때문입니다.
( 하략 )
계간 <시선> 봄호 (41호)
* 미출간 작품이므로 작품 보호를 위해 작품을 내렸습니다.
* 계간 <시선> 봄호(41호)에 실린 단편동화입니다.
오늘 책이 왔네요.
이 작품은, 정발산 산책길에 구상을 떠올린 작품인데요,
'잔디사랑 공원사랑'이라고 쓰인 푯말 앞에 다람쥐가 한참 머물러 있는 모습을 보면서
'다람쥐도 글을 읽는 건 아닐까?'
'저 다람쥐는 글을 보며 무슨 고민을 하는 걸까?'
이런저런 생각을 하다가 작품으로 만들어지게 되었습니다.
또 요즘 한창 사랑에 빠져 여자 친구와 즐거운 나날을 보내고 있는 우리 아들을 떠올리며
(왜냐하면 둘은 다람쥐를 애칭 겸 암호로 사용하고 있더군요.)
글은 그 어떤 도구 보다도 진실한 마음을 전달하는 최고의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담아보았습니다.
청탁에 쫒겨 급하게 쓴 졸작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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