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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쓴 책 <거울 공주>를 말하다

창작에 얽힌 이야기

by 순한 잎 2009. 12. 19. 0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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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쓴 책 <거울 공주>를 말하다 

 

 

지은이: 김경옥/ 출판사: 처음주니어 /저학년,중학년이 읽기 좋은 책

 

요즘 '거울 공주'들이 많다.

초딩, 중딩, 고딩, 아가씨, 아줌마 등....

집에서도, 엘리베이터 안에서도, 길거리 걸으면서도 거울을 수시로 본다.

그뿐이랴. 거울 왕자 또한 많다.

우리 아들도 거울을 자주 본다. 

나 역시도 거울을 자주 본다. 

 

새로 나온 어린이 신간 동화 <거울 공주>(김경옥 저/ 처음주니어 )는 거울 보기를 즐겨하고 외모 가꾸기를 좋아하는

요즘 아이들의 모습을 그렸다. 아이들의 이야기이지만 어른들의 이야기이기도 하다.

그리고 단지 거울 보기를 좋아하는 아이들의 세태만 담은 것이 아니라 '거울'이 지닌 상징을 통해

주제를 뽑아내고, 거울에 얽힌 이야기, 즉 속담, 떠도는 이야기, 신화, 옛날이야기, 어원 등에서 이야기를 찾아내 스토리를 엮었다.

 

 

 

-주제와 관련하여

 

거울이란 우리에게 무엇일까?

 

그건 아마도 거울에 비친 모습을 보면서 자신을 성찰하고 내면을 찾아가는 일일 것이다.

그러나 대부분의 사람들은 눈에 보이는 겉모습만 중요하게 생각할 뿐, 내면을 찾으려 하지는 않는다.

요즘은 그런 현상이 더욱 강하다. 얼굴이 예뻐야 친구도 생기고, 취직도 한다. 얼굴이 예뻐야 결혼도 잘한다.

학교에서도 얼굴이 예쁜 아이들이 인기가 많다. 

오죽하면 '외모지상주의'라는 말이 세상을 지배하고 있을까.

 

거울은 또 그대로 따라한다. 한마디로 '따라쟁이'이다.

내가 오른팔을 들면 거울속의 사람도 오른팔을 든다.

이건 바로 요즘의 세태와도 비슷하다.

송혜교, 김태희처럼 외모를 뜯어 고치고, 연예인이 입은 옷을 똑같이 따라서 입는다.

똑같은 머리모양에 똑같은 화장법에, 가수들이 부르는 노래도 다 그 노래가 그 노래다.

개성은 사라졌다. 오로지 따라쟁이들만 있을 뿐!

 

그렇다면, 최초의 거울은 어떤 거울이었을까?

그건 아마도 신께서 만든 '물웅덩이 거울'일 것이다.

물웅덩이 거울을 떠올리면 그리스신화 중, 나르시스 청년의 이야기가 떠오른다.

나르시스는 물웅덩이 거울에 비친 자신의 모습에 반해 결국 물에 빠져 죽는다.

그건 바로 자신만을 사랑하는, (지독한 자기애에 빠진 )인간의 속성을 나타내 주는 커다란 사건이다.

신은 우리에게 이렇게 명령하셨다. "타인을 사랑하라고!"

신께서 이 세상을 만든 이유는 서로 어울려 살고 서로 사랑하라고 만든 세상이다.

그러나 지독한 자기애에 빠져 사는 사람들은 자기밖에 사랑 할 줄 모른다. 남을 사랑할 줄 모른다.

바로 나르시스다.   

거울을 보다보면 우리는 눈에 보이는 현상에만 빠져 버리는 경우가 많다.

나르시스는 요정들의 사랑을 거부한채 결국 자신만을 사랑한 자로, 물에 비친 헛것에 속아 물에 빠져죽고 만다. 

그리고 수선화꽃으로 피어난다. '나르시스'라는 말은 수선화꽃의 학명이다.

 

위에 열거한 이야기들이 바로 이 동화의 주제이며 스토리 구성의 뼈대이다.

 

-이야기 구성에 관해

 

그리고 각각의 에피소드는 거울에 관련된 이야기로 만들어보았다.

그리스 신화 나르시스 청년의 이야기, '파경'이라는 어원. 백설공주의 요술거울 이야기.

또 우리 옛날 이야기 중에 처음으로 거울을 보게 된 부부가 거울에 비친 자신의 모습을 보면서

"저년은 누구냐, 저 놈은 웬놈이냐"며 부부싸움을 하였다는 이야기,

그리스의 영웅 페르세우스에 관한 이야기도 있다. 페르세우스는 무시무시한 메두사를 자신의 거울 방패를 이용해 처치하였는데,

실뱀으로 뒤엉킨 메두사는 그 모습이 너무 무서워 눈이 마주치기만 하면 곧바로 돌로 변했다고 한다. 페르세우스는 이 무서운 메두사를

처치하기 위해 거울 방패를 이용하여 눈이 마주치지 않았고 그리하여 결국 메두사의 머리를 쳐냈다는 이야기. 

또 시중에 떠도는 말 중에 '여자는 감옥에 갇혀있어도 거울 하나만 있으면 행복하다'는 말.  

또 "밤 12시에 거울을 들고 화장실에 가면 거울에 미래의 남편이 보인다는 말'

 

그저 생활동화로 생각하고 단순하게 썼을 것으로만 생각 할 수도 있으나

이처럼 작가는 하나의 이야기를 만들때 여러가지 상징과 의미와 이야기들을 찾기 위해 노력한다.

내가 쓴 동화 <거울공주>의 각 에피소드들은 이처럼 거울 관련 이야기에서 소재를 얻은 것이다. 

 

-인물에 관하여

 

이 동화에 나오는 인물은, 김수선화와 고한별과 미미이다.

김수선화는 거울보는 것을 좋아하는 아이로 별명이 거울공주이다.

예쁜 미미와 친구가 된 것이 좋아 그를 여왕처럼 떠받들며 자랑스럽게 여기고 그가 하라는 대로 따라한다.

그리고 공부도 잘하고 마음도 착한 다영이는 단지 키가 작고 못생겼다는 이유만으로 미워한다.

즉 헛된 이미지에 현혹되어 실제와 가짜 이미지를 구별 못하는 캐릭터이다.

주인공 선화(김수선화)는 자신의 내면을 성찰하지 못한 채 외적인 것에만 치중하는 캐릭터로 정작 소중히 다뤄야 할

가치를 잃어버린 캐릭터이다.

 

고한별은 오직 자신만을 사랑하는 잘생긴 남자 아이. 남을 사랑할 줄 모르고 지독한 자기애에 빠져 집착하는 형으로

이 아이또한 거울을 자주보는 캐릭터이다.

 

김수선화와 고한별 두 아이는 수천년 전에 나르시스 청년이 물에 빠져 죽고 난 뒤 피어난 수선화꽃이

다시 사람으로 환생하여 태어난 것인데 환상장치를 통해 이부분을 드러냈다.

 

수선화의 꽃말이 '자기 사랑'이다.

그러나 김수선화는 자기를 사랑할 줄 모른채 그저 남이 시키는대로 따라하고 외모만으로 모든것을 판단하는 아이이며,

고한별은 또 지나치게 자기만을 사랑하여 남을 사랑할 줄 모르는 것이다. 

 

-동화의 결말에 대해 

이 동화의 결말은 자신을 성찰하고 내면을 찾는 김수선화와

타인에 대한 사랑을 깨닫고 점차 변화된 모습으로 바뀌는 한별이의 모습을 통해

외모 보다는 마음이 중요함을 알리는 동화이다.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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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가 이 동화를 어떻게 쓰게 되었는지 두서없이 서술해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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