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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동시 소개 (진복희, 한명순)

좋은동시&동시집

by 순한 잎 2011. 7. 20. 12:30

본문

* 동시집 < 별표 아빠>(아평) 에 실린 진복희 선생님의 시 몇 편을 올립니다.

 

별표

               진복희           

 

쏟아지는 빗발 속에

 

거짓말처럼 서 계셨다.

 

난생 처음

 

우산 들고

 

마중 나온 우리 아빠.

 

달력에

 

별 두 개를 그렸다.

 

빛나는 10월 10일.

 

 

 

아빠 낮잠

 

             진복희

 

곤한 잠

잠결에도

허우적대는 아빠 손.

 

새벽일

다녀오고도

발품 팔 일 더 있는지

 

거북등

두 발바닥이

연신 움찔거린다.

 

 

치과에서

 

          진복희

 

요리조리

빼던 형이

엄마 손에 끌려간 날.

 

발라당

뒤집힌

풍뎅이가 되었다가

 

커다란

하마 입 되어

얼굴이 지워졌다.

 

의사선생님 앞에서

고분고분한 고만큼만

왕심술, 급한 성미

누그러졌으면 좋으련만.....

 

축 처진

형의 어깨에

슬며시 손을 얹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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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동시집 <파도 타는 자건거>(섬아이)에  실린 한명순 선생님의 시 몇 편을 올립니다.

 

    진리가 질리다

 

                   한명순

 

-아침 일찍 일어나는 새가 벌레를 잡아먹는단다.

 엄마의 말씀은 진리다.

 따라 해!

 

-알았어요.

엄마의 말씀은 진리다. 진리다. 진리다. 진리다.

엄마의 말씀은 진리다. 질리다. 진리다. 질리다.

 

엄마의 말씀은 정말 질리다.

 

 

     쥐꼬리

                   한명순

 

오빠는

용돈이 쥐꼬리만 하다고 하고

 

언니는

잠을 쥐꼬리만큼 잤다고 하고

 

동생은

놀이터에서 쥐꼬리만큼 놀았다고 하고

 

쥐꼬리

 

긴 거야?

짧은 거야?

 

 

말 캐는 참새

 

               한명순

 

콕콕콕

땅을 쪼면서,

 

짹짹짹

말하는 참새.

 

짹짹짹

땅 속에 숨은 말,

 

콕콕콕

캐내는 참새.

 

 

해를 실은 경운기

 

                -한명순

 

할아버지가

경운기 몰고

밭으로 가는 길.

 

아침 햇덩이가

경운기 타고

덜덜덜

실려 가고 있네.

 

커다란 햇덩이를 심으러

밭으로 가는

할아버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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