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경옥작가 동화·책 서평

신간 책꽂이 서평 <거울 공주>

순한 잎 2010. 4. 23. 09:37

<신간 책꽂이 서평> 

 

거울에 비친 나를 본다는 것은……         

김경옥, 『거울 공주』, 처음주니어

 

 거울 공주

 

 

 

   인간 사회에서 ‘거울’은 무언가를 비춘다는 즉물적 의미보다는 추상적이고

철학적인 의미로 더 많이 쓰인다. 시인 이상의 ‘거울’은 자아분열의 다른 이름

이었고, 신화의 나르시스는 ‘자기만족’이었다. 그리고 백설 공주 이야기의 ‘거울’

은 질투와 최고가 되고자 하는 욕망의 표출이며, 거울나라의 엘리스의 ‘거울’은

이상향의 접점이다.

   그리고 ‘거울’은 끊임없이 자신을 가꾸고 바라보는 외모지상주의의 모습과

자아성찰의 모습이 동전의 양면처럼 공존한다. 이런 다양한 의미들의 기저에는

인간 본성에 대한 호기심이 깔려있다. 이는 우리가 우리의 본성을 모르기 때문

이다. 즉 겉모습이 아닌 나의 ‘진짜 모습’이 궁금하기 때문이다.

   특히 인지발달 단계에 있는 초등학생의 경우라면 더욱 자신의 정체성이 궁금하

다. 부모와 아들이라는 물리적 관계가 아닌 순수한 나의 모습에 대한 정체성이

궁금한 것이다. 그래서 자기 모습을 찾아가는 첫 번째 단계가 자신의 외모를

바라보고 사랑하는 것에서 시작된다.

   김경옥의 『거울 공주』는 철저히 거울에 비친 겉모습만을 사랑하고, 외모로

사람을 평가하고 구분하던 ‘거울 공주’인 ‘선화’가 ‘편지 사건’을 통해 자신과

친구들의 외모와 다른 참모습을 발견하게 되고 가꾸어 나가는 이야기다.

결국 이 동화는 외모지상주의를 뛰어넘어 내면의 아름다움을 들여다보게 되

는 과정을 이야기하고 있다. 그 근저에는 비쳐지는 대로 보이는 ‘거울’의 일차

적 의미보다 내면의 세계를 보고자 하는 철학적 의미의 산물(産物)임을 이야기

에 깔고 있다. 즉 ‘무엇을 어떻게 볼 것인가’라는 한 단계 높은 차원의 세계관

이 깔려 있다고 하겠다. (글: 김경우 동화작가 )   

                                              《어린이책이야기》2010년 봄호

                                             

 

 

*김경우(동화작가). 단국대대학원 박사과정 수료, 대학 강사로 활동중이며 저서로는

『산이 들려주는 동화』『똥을 왜 버려요』『반기문 총장님처럼 되고 싶어요』등

 여러 권이 있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