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음악 이야기

영화와 음악 (비틀즈&아바, 다크나이트&맘마미아)

순한 잎 2008. 10. 14. 22:09

비틀즈 & 아바

다크나이트 & 맘마미아

메릴스트립 & 히스레저

 

최근에 영화 <다크나이트> (배트맨) 와 며칠 전 <맘마미아>를 보았다.

다크나이트 보고 와서는 히스레저의 명연기에 며칠간 몸을 떨었었다.

혀로 입술을 핥아대며 희대의 악당 연기를 몸서리치게 잘했던 히스레저의 환영에 갇혀

앉으나 서나 그의 생각 뿐이었다.

아마도 그 영화를 끝으로 그를 다시 보지 못한다는 슬픔 때문이었을 것이다.

다른 영화를 통해 보았던 훈남 히스레저가 아닌, 그야말로 '악마에게 영혼을 판' 악당 연기를 그는

어쩌면 그렇게 잘 해냈을까...그는 자신의 죽음을 미리 예견하고 그 영화에 마지막 혼신의 힘을 쏟은 것이었을까?

아니면 너무 영화에 몰입한 나머지 정말로 악마에게 영혼을 팔아 결국 영원히 되돌아 올 수 없는 나라로 간 것일까?

 

며칠 전에는 다크나이트와 전혀 성격이 다른 영화인 <맘마미아>를 봤다.

아바가 부른 다양한 빛깔의 노래를, 일관된 주제로 엮어 끌고가면서

하나의 뮤지컬, 그리고 영화로 만들었다는 것!

이 영화는 연인끼리 혹은 엄마와 딸이 다정하게 봐야 할 영화이다.  

나도 우리 딸이 시험 끝나기만을 기다렸다가 남편과 셋이 함께 가서 봤는데 딸과 나는 행복했다.  

나이 든 메릴스트립이 나는 아름답게 느껴졌다.

예쁜 얼굴은 아니지만 그는 배역마다 빛을 발한다고 느꼈다. 또한 노력하는 배우라는 사실...

영화를 보고 나서 요즘 아바 노래를 자주 듣는다.

내 블로그에도 당분간 첫 배경음악으로 아바노래를 깔아놓기로 했다.

 

맘마미아가 아바 노래로 만들어진 것처럼,

무라카미 하루키는 비틀즈의 노래 <노르웨이산 가구>에서 모티브를 얻어

<상실의 시대>를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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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르웨이산 가구

                 존레논 & 폴메카트니

 

한 때 한 소녀가 내 곁에 있었지

아니면

내가 그 소녀 곁에 있었든지

그녀는 자신의 방을 내게 보여 주었어 

근사하지 않아?

노르웨이산 가구야

 

그녀는 머물다 가라면서 아무 데나 앉으라고 했어

그래 둘러보니 의자가 없더군

양탄자 위에 앉았지

좋은 시간을 기다리며

와인을 마셨어

우린 2시까지 얘기했지

그때 그녀가 말하더군

이제는 잘 시간이라고

 

그녀는 아침에 일해야 한다며 웃기 시작했어

난 그렇지 않다고 말하며 욕조에서 자려고 기어갔어

그리고 깨어났을 땐

나 혼자였어

그 새는 날아가 버린 거야

 

그래서 난 불을 피웠지

근사하지 않아?

노르웨이산 가구야

*    *    *

 

워털루

                아바                     

 

나폴레옹은 워털루에서 항복을 선언했죠

그래요, 나도 좀 비슷하게 내 운명을 만났어요

선반 위의 역사책은

언제나 반복되는 역사를 보여주죠

 

워털루- 난 패배했고 당신이 이겼어요

워털루- 영원히 당신을 사랑할 것을 맹세해요

워털루- 도저히 벗어날 수가 없어요

워털루- 당신과 함께하는 것이 내운명임을 알아요

워털루- 드디어 나의 워털루를 만난 거죠

 

당신에게 저항하려 애썼지만 당신이 이겼어요

그래요, 이 전투를 포기하는 게 낫겠어요

어떻게 그러지 않을 수 있겠어요?

내가 항복할  때 비로소 이긴다는 기분이 드는데요

......

 

아바 노래 중에 MAMMA MIA 가사 속에는 이런 내용이 있다

 

난 언제쯤 정신을 차릴까요?

이유는 모르겠지만 난 갑자기 제 정신을 잃곤 하죠 

맘속에선 불같이 화가 나다가도

당신을 잠깐이라도 보게 되면 머리 속이 뒤죽박죽이 되죠

한번 더 보면 그 순간부터 난 결심했던 모든 걸 잊어버리고 마는 거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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맘마미아 영화의 주제는 바로 워털루 노래 속에 있다.

누군가에게 항복 당하는 것이 꼭 나쁜 것만은 아니다. ^^

한용운의 시에서도 '나는 복종을 좋아하여요.' 하지 않던가.

 

예술은 이처럼 서로 소통하며 각기 다른 장르에게 상상력을 불어넣어 준다.*